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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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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반도와 가까운 섬 대마도, 저기 멀리, 광안대교 불꽃이 다 보이네 -부산일보(2011.10.6)
등록일 2011. 10. 07 조회수 7,198

산불이 난 듯한 슈시 강변의 단풍나무 숲길. 가까워진 대마도가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사진작가 스가와 히데유키 씨 제공

대마도 한국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불꽃축제 모습. 광안대교와 불꽃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가까워진 대마도가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사진작가 스가와 히데유키 씨 제공


어린 시절 학교에 갔다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저기 대마도 안 보이나?" 바다 저쪽을 보고 친구가 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평선 너머에 뭔가 거무스레하게 있는 것도 같고, 또 없는 것도 같았습니다. 안 보인다면 왠지 지는 것 같아 일단 "보이는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대마도는 날씨가 맑아도 어떤 날은 보이고, 또 어떤 날은 보이지 않는답니다. 대마도가 꼭 신기루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눈에 보이도록 가깝지만 다른 나라인 대마도. 어른이 되면 대마도에 가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직접 눈으로 보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대마도에 처음 갈 때였습니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는 49.5㎞로 대마도에서 후쿠오카까지의 138㎞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었습니다. 거칠기로 소문난 대한해협은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날 승객들의 절반 이상은 높은 풍랑 때문에 배에서 '떡실신'을 했습니다. 힘들게 도착한 대마도였지만 아쉽게도 음식은 시원찮았고, 볼거리는 별로였습니다.

이렇게 마음속에서 사라졌던 대마도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대마도가 가까워진 덕분입니다. 그동안의 '씨플라워'호 독점 노선이 깨어지며 JR규슈고속선㈜의 비틀호가 이달부터 대마도 히타카쓰 항 운항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2시간 반가량 걸리던 시간이 1시간 10분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코비호를 운항하는 미래고속㈜도 다음 달부터 정식 취항할 예정이랍니다. 3개 선사가 경쟁 운항에 나서며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이런 경쟁이 즐거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해 오후 4시에 돌아오는 당일치기 대마도 여행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대마도는 등산이나 낚시하러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것도 물론 좋습니다만 W&J는 우리나라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걷듯이 대마도의 편백나무 숲길, 단풍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나무가 많아 공기가 맑은 대마도를 걷는 기분은 최고였습니다.

오래전 조선시대 때 통신사로 온 우리 조상들도 이렇게 대마도를 걸었겠죠. 뱃길이 열리고, 사람들이 함께 걸으니 길이 만들어집니다. 그동안 몰랐던 대마도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밤이 되니 부산의 불빛도 가깝게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오래전에 건너 온 은행나무가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맞아 줍니다. 올 가을에는 '국경의 섬'에서 단풍을 만나 보십시오.

대마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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