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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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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전거여행
등록일 2005. 08. 26 조회수 5,721
대마도 자전거 여행(8월 18일-21일)

예행연습

대마도 부산사무소에서 제공한 여행 자료를 바탕으로 40세 후반 남자 2명과 중3인 아들과 딸이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퇴근후 매일 1시간씩을 한 두어달 오르막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연습을 했다. 미루고 미루다 8월 15일 4명이 다 모여 남원에서 출발하여 대산 금지 수지 주천을 한 바퀴 돌아 한 30km쯤 타는 것으로 예행연습을 해 보았다. 선혜의 자전거가 접이식 소형 이여서 너무 힘이 들어 자전거를 큰 것(앞 뒤 기어식)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짚차에 자전거 4대 싣기

겔로퍼 7인승 맨뒷자리 2개를 뜯어 내고 한 대는 접고 두 대는 앞바퀴를 빼내고 싣고, 앞범퍼 가드에 공사용 비계 클립을 붙여서 여기에 한 대를 매달았다.

부산으로 출발

새벽 4시 남원을 출발하여 7시 30분 쯤에 부산항 국제 여객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승선표를 왕복으로 끊고 출국 심사 후 승선 전 자전거 바퀴를 청소해야 입국시켜 준다나, 물을 뿌리며 변소청소용 솔로 자전거 바퀴를 씻었다. 배 뒤편에 승무원 지시대로 자전거를 세워 놓고 배 안으로 들어갔다. 파도도 잔잔하고 다른 사람들 도시락 먹는 것 구경하다보니 히타카츠에 1시간 반만에 도착했다.

미우다 하마 해수욕장

입국수속을 마치고 수퍼 마켓 비슷한 곳을 찿아 이리저리 다녀 봐도 너무 한가하고 깨끗한 어촌이다, 물어 물어 수퍼에서 도시락과 저녁 찬거리를 사고 가스를 사려하니 우리나라에서 흔히 사용하는 휴대용 가스통만 있을뿐 둥글넙적한 가스는 없다, 난감하지만 어떻게 되겠지 하며, 미우다하마 해수욕장캠프로 출발, 느낌으로 무작정 고개를 오르니 터널이 나오고 터널을 나가니 내리막길로 안내판이 있어서 금방 해수욕장 관리실로 갔다.
미리 예약을 해놓아서 안내인 노부부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캠핑용구와 내가 찾던 가스를 한통구입(600엔) 쓰레기 봉투2장 침낭 한개를 빌려서 안내된 텐트로 갔다. 우리이외는 아무도 캠핑장에 없었다, 해수욕장에는 한 열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그냥 바닷가 옆에 있는 건물에서 캠핑을 하는가 보다.

관리인 할아버지께 한국전망대를 물으니 전망대는 너무 멀고 가까이 보이는 반도처럼 생긴곳을 가보란다, 자전거로 힘차게 가보니 미우다하마 해수욕장 전경이 잘 보이고 히타카츠도 가까운 러시아 전쟁기념비 근처인데 경치가 기가 막히다.
다시 히타카츠로 힘차게 패달을 밟았다, 술과 담배는 일반가게에서 팔지 않고 반드시 술과 담배만 판매하는 가게가 따로 있어서 거기서 대마도 전통주인 시라다께라는 정종을 1병 사가지고 다시 패달을 밟아 돌아왔다. 해수욕장이 너무 깨끗하고 한가해서 물에 안들어 갈 수가 없었다, 한시간쯤 물에서 노는데 나비고기인 듯 한 물고기도 잘 보였다, 해파리가 허벅지를 쏜 것 같다, 난 별로 안 아팠는데 아들은 무척 아픈가 보다.

배도 고프고 저녁준비를 하는 동안 큰 매가 우리 옆 나무에서 우리를 보고있는 가운데 시라다께 정종1병을 둘이서 다 마셔버렸다 (다음날 거뜬함). 캠핑장은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큰 통나무가 쌓여있는 곳에 캠프 파이어를 했다.
땔나무도 많고 사람은 없고, 원 없이 큰 통나무로 불장난을 했다. 한밤중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발 밑에서 우리 짐들을 뒤지고 있었다.

니이의 야사카 민숙집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남은 밥과 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캠핑 장비를 반납하고 출발했다. 가파른 산과 내리막 오르막을 반복하면서 바다로 흘러가는 냇가마다 숭어랑 복어등이 노니는 것을 보며 힘차게 전진 또 전진, 조용하고 깨끗한 바닷가 마을을 지나서 점심때쯤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할 때 길가 라면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라면은 없고 그냥 옆의 일본인이 먹는 것을 가리키며 그것을 달라고 했다. 우비를 입고 또 오르고 내리고 선혜,윤솔,나, 선혜아빠 아직은 잘들 간다.

미네 민속 박물관에 들렀다, 대마도의 역사가 생각 보다 오래 되어서 인지, 마제석기, 타제석기 유물도 출토 되여 있었다.
민속 자료관 구경을 마치고 민박집에 전화를 했다. 마마상이 친절하게 받는다. 좀 늦을 것 같다고 전화를 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 니이에 도착했다. 아이스크림자판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민박집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다 다시 민박집에 전화를 했다, 지금 니이의 다리위에 있다고 했더니 마중을 나온다고 다리 위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 후 쉰 중반의 아주머니가 멀리에서 손짓을 한다. 제대로 찿아 왔는가 보다.

민박집은 일본집 치고는 큰 편으로 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모욕을 하란다. 목욕후 와타즈미 신사와 에보다케시 구경을 위해 또다시 패달을 밟았다.
도리가 바닷물에 세워져있는 해신을 영접하기 위해 그렇게 지었다는 신사를 구경했다, 한 무리의 한국 관광객이 지난 다음 신사에는 우리 넷만 남았다. 신사를 지키는 사람도 없는지 도무지 사람을 찿아 볼 수 가 없다.
에보다케시 까지는 너무 가파른 길이라 자건거를 끌고 올라가서 내려올 때는 타기로 하고 끌고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쓰시마의 전경은 정말 잔잔한 호수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은 대마도 선전에서 본 한편의 영화 같았다.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려오며 바닷가 샘물터에서 물을 한잔 마시고 민박집으로 갔다. 저녁이 준비되여 있었다. 전형적인 일본 밥상인데 진수성찬으로 차려졌다, 숙박비가 비싼 만큼 한 상 잘 차려주었다, 음식이 좀 달지만 맛도 있고 깔끔함이 인상적이다. 선혜네가 감탄을 한다. 다시 뜨거운 탕속에 들었다가 방에 가니 마마상이 우리 빨래를 깔끔하게 빨아서 방에 널어 놓았다. 세심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유모도시 까지

아침 7시에 아침을 먹고 마마상과 작별을 고하고 날더러 일본어 선생님이냐고 물으며 학생들 많이 데리고 다음에 또 들르란다. 난 일본어 선생이 아니고 같이 있던 선혜 아빠가 국어 선생님이고 다음에 대마도에 오면 꼭 들르기로 하고, 8시쯤 출발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 하더니 마을을 벗어나기도 전에 퍼붓기 시작한다.

길옆에 바이런지 라는 한국과 관련이 있는 절이 있다 기에 들렀는데, 스님 인 듯 한 사람이 법당을 청소하고 있었다 법당이 껌껌해서 불상이 보이지 않았다,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려 하니 스님이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아침인사를 안해서 참배를 할 수 없단다, 스님이 먼저 부처님께 아침인사를 안해서 인지 우리가 스님께 인사를 안해서 참배를 못하게 하는 지 모를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해보며 절문을 나섰다,

만제키 다리에서 사진 한 컷 찍고 계속 오르막 내리막을 달렸다. 윤솔이는 원래 자전거를 잘 타니까 문제가 없지만 선혜도 생각보다 잘 탄다, 비 맞은 몸으로 우동집에 들러 800엔 하는 스페셜 우동으로 점심을 먹고 열심히 갔다. 드디어 대마도의 재일 큰 마을 이즈하라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읍 정도에 해당되는 마을인데, 도시전체가 깨끗하고 사람도 눈에 띠지만 북적거리지는 않았다. 큰 하찌만구신사를 구경하고 술가게에서 일본 술을 산 다음, 아유모도시공원으로 가기 전에, 길가 동네 노인에게 아유모도시를 물으니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힘들것 이라 한다.

계속오르막을 오르는데, 중간 중간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한고개를 올라 이제 끝 이거니 하면, 또 고개가 나오고, 또 고개가 나오고, 무려 2시간 넘게 오르막을 올라 드디어 조류관찰 전망대, 이제는 내리막길 시간은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내가 먼저 출발해서 사무소에 등록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갈림길에서 윤솔이에게 선혜네와 함께 오도록 기다리라며 내가 먼저 달려 내려갔다, 소낙비가 쏟아지는데 아유모도시 센터라는 표지판이 나오기에 왼쪽으로 한 2km 쯤 달려가니 클럽 하우스가 나온다, 여기가 아니란다 그냥 쭉 내려 갔어야 한단다. 관리인에게 전화를 걸어줄 것을 부탁하고, 되돌아 나오는데 무척 난감했다,

우리 일행과 길이 어긋나면 어쩌나 서둘러 되돌아 나오며 침착하자고 다짐을 하지만 맘뿐이다, 빗속을 달려 내려가니 길가에 윤솔이가 마중 나와있지 않은가, 일행이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기특한 것 어깨 너머로 배운 일본말로 우리의 예약까지 확인했는데 신청서 용지에 기제를 하지 못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래 그렇게 눈치껏 세상은 사는거다.

신청서에 기제하고 모포도 빌리고, 텐트에 자리를 잡으니 관리인이 퇴근을 한다고 내일 아침 9시에 온다면서 퇴근 해버렸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고 숨가뿐 날인 것 같다, 윤솔이의 도움이 참으로 뿌듯해 진다
긴장이 풀어지며, 사온 술 생각이 나서 정종으로 알고 홀짝홀짝 마셨는데 25% 소주인거다
술이 무척이나 취해서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밤중에 비가 무척이나 퍼부었다, 물마시러 2번이나 잠이 깨여 나갔다, 캠프장에는 텐트가 20여채가 있었는데 아무도 없고 우리만 있었다, 귀곡 산장이다.

마지막날

아침에도 비가 그치지 않는다, 빗속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아무도 없다. 밤새 자전거가 비에 젖지 않게 자전거를 윤솔이가 화장실에 넣어 놓았다. 귀여운 것 하는 짓도 이쁘다니까. 출발 오늘은 히치 하이크를 해볼 요량으로 길가에 서서 기다렸다, 어제 그 많던 소형트럭들이 다 어데 간 걸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승용차만 다닌다. 한 30분을 기다리다 그냥 끌고 가기로 했다. 자전차를 끌고 고개를 오르는데 선혜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다 추억이거니 생각하거라......

전망대에 먼저 올라 윤솔과 주위를 둘러보니 올라오기도 많이 올라왔구나. 자 다시 내리막길 한시간은 내려 간 것 같다. 어제 보았던 이즈하라 오늘은 시내구경을 하고 배타는 날이다 반쇼인에 갔다. 대마도 번주들의 위폐를 모신 곳 이란다. 고색 창연한 석등과 묘지들, 어느 큰 묘지앞에 옷 매무세를 가다듬고 경건하게 예를 표하는 사람도 보인다.
곡구분지 절에 갔다. 부처님크기가 라면 박스에 넣으면 넣을 만큼 작다 딸랑 한 분 뿐, 부처님께 절하고 무사히 여행을 마친 것을 감사했다.

시내에서 선물 몇 개를 고르고 라면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반찬 한가지 없이 딸랑 라면 한그릇에 600엔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먹고 있다.
너무도 조용하고 깨끗한 이즈하라 길거리에서 떠드는 사람들은 한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인 듯 이즈하라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예매표를 받으러갔다 오늘 항해가 순조롭지 않을 것 이라는 둥 멀미약을 단체 관광객들에게만 준다 나도 4개를 받아다가 1개씩 나누어 주었다.

내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배타기가 시작 되였다. 출발후 한 30분쯤 여기 저기에서 구역질을 시작 한다, 잠시후 내게도 찾아왔다. 화장실은 이미 누가 차지하고 있다. 그냥 옆의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게우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배속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빙빙 돈다. 이렇게 고문하면 안 불 놈 아무도 없겠다. 2시간을 계속 게웠다. 옆을 보니 아직도 옆에 대마도가 보인다. 선혜 아빠는 화장실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변소 앞에 그냥 누워버렸다.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배바닥에서 난다. 누워 있을 수도 없다 바이킹을 앞뒤 좌우로 4시간을 흔든다고 해도 이렇지는 않을 것 같다 승객들 대부분이 바닥에 눞고 엎어지고 생지옥이다. 창밖을 보면 더욱 어지러울 것 같아서 멍하니 천장만 보고 있었다, 평소 2시간반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린다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윤솔이와 선혜는 끄덕없이 TV를 보면서 잘도 버틴다. 약효가 애들만 나타나는가?

다음엔 이런 배는 안타야지, 아편이 이런때 특효약이란 얘기를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다. 다음에 어디서든 아편을 구해 가지고 배를 타야지 별별 생각과 참으로 고통스럽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그냥 포기하고, 죽음의 고통은 어떨까를 생각할 즈음에 창너머로 멀리서 부산항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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