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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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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올해도 쓰시마 간 ‘청소사절단’ 97명-중앙일보(2009.6.8)
등록일 2009. 06. 09 조회수 2,148
부산외대, 7년째 쓰시마 해양쓰레기 수거 봉사
페트병·라면봉지·부탄가스 하루에 쓰레기 120t 수거



부산외대 일본어과 학생 97명과 쓰시마섬 주민 200여 명이 지난달 31일 일본 쓰시마 북서쪽 도요타마초(豊玉町) 다쿠모테(タク毛テ) 해안에 쌓여 있는 쓰레기들을 줍고 있다. 학생들이 스티로폼(発泡)이라고 적힌 마대에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쓰시마=김민상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에서 약 50㎞ 떨어진 일본 쓰시마(對馬) 섬의 북서쪽 도요타마초(豊玉町) 다쿠모테(タク毛テ) 해안.
기자가 해변을 둘러보기도 전에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름과 가스 냄새, 버려진 오물 냄새가 뒤섞여 골치가 아플 정도였다. 바닷물 색깔도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곳곳에 떠 있는 기름 때문이었다.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병을 비롯해 스티로폼·그물·비닐봉지 등이 온통 해변을 뒤덮고 있었다.

쓰시마 시청의 고노 사게가즈(55·河野繁和) 환경위생차장은 플라스틱 통 한 개를 집어들더니 “이 파란 통이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쓰시마섬 전체에서 발견된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한국에서 제조된 빙초산 병이었다. 김 양식장에서 이물질을 떼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자극성 물질이다. 고노가 건네준 빙초산 병을 열어 보니 아직 내용물이 반쯤 남아 있었다. 용기 바깥쪽에는 한글로 ‘제조년월일:2007년 11월 7일’이라는 표기가 선명했다.

쓰시마섬은 원래 산림이 섬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원시림이 남아 있을 정도로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섬에 쓰레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부산외국어대의 이칠우 홍보팀장은 “현지를 찾은 한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떠내려간 쓰레기도 많다는 사실을 돌아와 전했고, 이 소식을 들은 우리 대학이 7년 전부터 매년 한 차례 쓰시마섬 쓰레기 줍기 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에는 이 대학 일본어과 학생 97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1인당 15만원씩을 내고 지난달 30일~이달 1일 다녀왔다. 대아고속해운·쓰시마시청 등도 교통비·숙식비를 일부 지원했다. 학생들이 도착한 다쿠모테 해변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쓰레기가 뒤섞여 있었다. 만학도로 3학년에 재학 중인 조명열(62·여)씨는 “예상했던 것보다 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며 “바람이 불어 각국 쓰레기가 다른 나라로 흘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면봉지·장어통발·발포스티로폼 등 한국 어촌에서만 쓰는 쓰레기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밀려온 쓰레기도 상당했다. 한쪽에서는 ‘오차(お茶)’라고 쓰인 일본 음료수 병이, 다른 한쪽에선 한자가 섞인 중국제 라이터가 눈에 띄었다.



이번 쓰레기 수거 활동에는 쓰시마 섬 주민 100여 명도 참가했다. 이 마을에서 60년째 살고 있는 무라세 다케시(村瀨武·63)는 “20년 전부터 한국 쓰레기를 발견했다”며 “바다가 깨끗해지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 때문에 해안 언덕 위로 30m가량 널브러져 있던 쓰레기는 한국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이날 7시간 동안 벌인 자원봉사 활동 덕분에 말끔히 치워졌다. 쓰레기가 가득한 1t 무게의 마대가 무려 120개나 됐다.

부산외대 학생들의 쓰레기 줍기 봉사에 일본 사람들은 고마움을 표시했다. 쓰시마고교에서 20여 명의 학생을 데려온 모리야마 하루카(森山悠·40) 교사는 “한국 학생들의 봉사 활동에 지역 주민이 감동했다”며 “한국에도 해양 쓰레기가 있다면 가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쓰시마 시청의 헤이마 도시로(平間壽郞·54 ) 환경위생과장은 “북서풍이 강한 겨울에 많은 쓰레기가 인적이 드문 리아스식 해안만 등으로 몰려 온다”며 “이런 곳은 중장비가 들어가지 못해 사람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쓰시마 섬에서 각국의 자원봉사 활동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인데 한국 학생들의 자원봉사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 찾아온 한국 학생들에 대해 NHK방송·니혼TV 등 현지 언론과 일본 환경 시민단체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대학의 유선규 총장은 “쓰시마섬 청소 봉사는 일본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국제화 마인드를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쓰시마=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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