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시작인 첫째 날은 오전에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 정오 무렵 대마도 동남쪽 이즈하라 항에 도착한다. 입국 수속을 마친 뒤 바로 도보로 이즈하라 시내의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
예약 과정 ▶ 대형 여행사보다는 대마도 전문 여행사 위주로 상품을 검색했다. 부산에는 10여 개의 대마도 전문 여행사가 있는데, 상품의 일정과 가격이 거의 동일했다. 주중 상품을 찾던 중 상품 출발 1주일 전 타 여행사와의 연합 모객이 아니라 단독 모객으로 9월 29일(월요일) 출발하는 대아 대마도 투어의 ‘서울출발★ KTX 대마도 여행 2박 3일’상품을 발견했다. 이미 단체 관광객 10명을 포함해 13명이 예약을 했기 때문에 출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확약을 받고, 바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 돈을 입금했다.

이튿날 KTX 왕복 승차권은 우편으로 받았지만 여행 확정서는 9월 26일 오전에 메일로 받았다. 대아 대마도 투어의 담당자는 “동행 가이드가 결정되지 않아 늦었다”고 밝혔다. 대형 여행사의 경우, 여행 전날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출발 날짜와 집결 장소 등을 일러주는데, 대아 대마도 투어는 아무 연락도 없었다.
출국 수속 ▶ 서울역에서 오전 5시 25분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3시간 만에 부산역에 도착, 역 앞에서 셔틀버스(900원)를 타고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국제여객터미널 1층 대아고속 카운터 앞에는 패키지여행객을 상대하는 여행사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여행객의 여권을 모두 수령한 대아 대마도 투어의 동행 가이드는 9시까지 다시 이곳으로 모이라고 말했다. 9시쯤 다시 약속 장소로 가자 여권과 여객선 승선권, 가이드가 작성한 일본 출입국 신고서와 세관 신고서를 건네주며 2층으로 올라가 승선 수속을 밟으라고 알려주었다. 여행객들은 간단한 수속 절차를 마치고 씨플라워 2호에 승선했다.
씨플라워2 호 ▶ 씨플라워2 호는 영국 FBM 사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선체가 수면에 닿는 면을 최대한 적게 하여 높은 파도에서도 큰 움직임 없이 운항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여객의 멀미를 최대한 줄이며 폭풍주의보가 발령됐을 때도 출항이 가능하다. 1층은 일반석, 2층은 우등석이고, 1층에는 작은 규모의 면세점(담배 및 양주)이 있다.

대마도 입국 수속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씨플라워2 호는 영도다리와 오륙도를 뒤로하고 망망대해를 항해한 지 2시간 40분 만에 이즈하라 항에 50여 명의 승객과 짐을 내렸다. 지문 채취와 얼굴 사진 촬영 등 일본 내 입국 수속 절차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졌지만 입국장 곳곳에 써 있는 각종 한글 안내문 덕분에 입국 수속에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수하물을 검사하던 현지 직원이 “신고할 것 없지요?”라고 한국말로 물어올 때는‘과연 내가 일본에 오긴 온 건가’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자 버스가 시동을 켜고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고, 버스는 짐만 싣고 호텔로 떠났다. 곧바로 첫 일정인 이즈하라 시내 도보 관광이 시작됐다.
◆Tour in Izuhara
이즈하라 터미널 앞에서 시작한 이즈라하 시내 도보 관광은 대마도에 남은 우리나라 역사의 흔적을 되짚는 역사 탐방이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구한말 항일 의병의 상징인 면암 최익현 선생의 넋이 서린 슈젠지(修善寺)다. 슈젠지는 대마도로 끌려온 뒤, 음식을 거부하며 단식을 하다 순국한 선생의 시신이 부산으로 이송되기 전 나흘간 머물렀던 곳으로, ‘내 목을 자를지언정, 내 머리털은 자를 수 없다’는 선생의 꿋꿋한 기개는 1986년 세워진 ‘대한인최익현선생순국지비’로 남아 있다.

슈젠지를 나와 대마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인 이즈하라 시내를 지나 나가사키 현립 대마도 역사민속 자료관을 찾았다. 이즈하라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 다리 난간에도 조선통신사의 행렬을 묘사한 그림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한국어 간판이 관광객을 맞았다. 쓰시마교류센터 뒤편 작은 비탈길 위에 세워진 대마도 역사민속 자료관 입구부터 옛 이즈하라의 성문으로 대마도주가 조선통신사 행렬을 맞이하던 고려문과 조선통신사비가 반겼다. 그러나 1977년 설립된 대마도 역사민속 자료관은 월요일 휴관이었다. 역사민속 자료관에서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는 덕혜옹주 결혼 기념비는 대마도 역사를 탐방하면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하나이다. 1931년 5월 옛 대마도 번주의 아들인 소 다케유키와 덕혜옹주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이왕가 종백작가 어결혼봉축 기념비(李王家 宗伯爵家 御結婚奉祝記念碑)’라고 적혀 있다. 일제에 의해 대마도주 아들과 강제 결혼한 뒤 정신병을 앓다가 숨져간 옛 왕가 여인의 비운을 보여주는, 우리와 관련된 애증의 역사 현장이다. 이즈하라의 대표적인 신사인 팔번궁 관람으로 첫날 관광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가는 곳마다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가이드를 따라다니다 보니 마치 ‘신(新)한국통신사’가 된 기분이다. 가이드의 전문성에 따라 여행의 깊이가 달라지기 마련인데, 관광객 대부분이 가이드의 설명에 흡족해했다. 반면 시내 투어 전에 역사민속 자료관 휴관을 알려주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 수 있다.
Lunch 대마도에 도착하기 전 도시락이 제공됐다. 밥은 식어서 별로 맛이 없었고, 먹을 만한 반찬도 없었다. 무엇보다 장국과 같은 국물이 없어 많이 먹는 사람이 없었다.
Dinner 첫날 관광 일정을 모두 마치고 객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바다가 보이는 호텔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메뉴는 단출했다. 밥과 된장국, 새우튀김, 단무지, 해초류, 메밀국수 등 일본다운 소박한 상차림이었다. 음식 양도 그리 많지 않고 개별 상차림이었기에 남긴 음식이 거의 없었다.

Hotel 대아 대마도 투어를 통해 대마도 패키지여행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대아호텔에서 묵게 된다. 대아고속해운과 대아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대아호텔은 대마도에선 가장 좋은 시설을 자랑하는 관광 호텔이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다른 호텔보다 시설이 그리 좋지 않았다. 호텔 내의 편의시설로는 식당과 면세점, 목욕탕뿐이었다. 다만 호텔 옆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 주변 풍광이 뛰어났다. 이사리비 공원의 족욕탕에서 쓰시마해협을 바라보며 즐긴 무료 족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Shopping 1 쓰시마교류센터가 들어서 있는 티에라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종합 물류센터로 1층에는 약국, 빵집, 일본찻집, 신발점, 옷가게 등 다양한 가게가 들어서 있고, 2층에는 100엔숍 및 완구점 등이 있다. 한국어 통역원이 쇼핑과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잠시 휴식 차 들른 곳이기에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대형 슈퍼에서 음료수와 맥주, 과자, 과일 등을 구입했다.
대마도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엔화 이외에 다른 통화는 쓰이지 않는다. 또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곳도 거의 없다. 따라서 출국 전에 필요한 만큼 엔화로 환전해 두어야 한다.
글ㆍ사진/이창호 기자(chang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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