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해외서 부산소설 활로 모색 위기상황 인식, 현장강의 등 일정 빡빡 해변서 영화감상…독자위한 프로도 다채
부산소설가협회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일본 대마도에서 지역 독자들과 함께 여름소설학교를 개최한다. 한국문단에서는 가장 오래된 이 현장 문학캠프는 매년 여름 소설문학을 중심으로 작가, 독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수많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올해로 벌써 24회째.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부산소설가협회의 이복구 회장은 "수렁 속에서 헤매고 있는 위기의 부산소설을 부활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 기대에 차 있다.
이 회장은 대마도 여름소설학교에 50여명이 참가를 밝힐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고 자랑했다.
부산소설가협회가 올해 유별나게 문학캠프 현장을 해외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협회는 예전에 중국을 찾아 여름소설학교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당시 '한 별난 작가의 취중 방북사건' 때문에 곤욕을 치른 뒤 가급적 해외원정은 삼가고 있다.
"매년 남해 바닷가나 지리산을 찾았지요. 그런데 올해는 좀 이색적인 캠프를 꾸리고 싶었어요. 지역 소설가들 대부분이 뭔가 돌파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회장은 부산소설이 위기를 맞은 요즘, 작가와 독자들이 부산과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그 타개책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대마도 문학캠프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매년 여름소설학교를 다녀온 뒤 가을이나 겨울께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에게도 다짐했다. 작고한 윤정규 선생이 생전 입버릇처럼 되뇌인 "복구야, 복구야 글 좀 쓰라"는 말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여름소설학교를 마친 뒤 독자들에게 '큰 물건'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그 만큼 '글을 아끼는 작가'로 작품발표를 좀체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소설가들은 이번에 술만 먹고 돌아오지 않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습니다."
부산소설가협회는 이번 여름소설학교에서 3개의 현장 강의를 준비하는 등 예년에 비해 '빡빡한 일정'을 꾸렸다. 그냥 평소처럼 유유자적, 한 때를 즐기며 여름캠프 형태로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소설문학의 위기상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독자들에게도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제공할 계획으로 집행부에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어요."
부산소설가협회는 행사 기간 추리문학관 주최의 '해변에서 영화감상'과 함께 대마도 현지 관광지와 고적지를 탐방하는 독자 위주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마지막 날 밤은 저도 설레요."
그는 오는 31일 대마도 해변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작가와 독자들이 한데 모여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는 자리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여느 때처럼 '굉장한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 현장은 소설문학으로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강춘진기자 choonj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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