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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에서 한달음②] 대마도 100배 들여다보기-부산일보(2008.6.19)
등록일 2008. 06. 19 조회수 3,515

한글 문구가 선명한 대마도의 식당 간판.

에보시타케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소만 풍경.

쓰시마시 교류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강습.


낯섦의 유혹속 일상의 편안함

경계(境界)는 유혹이다. 그 선(線) 밖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경계는 또한 회색이다. 흑(黑)과 백(白)이 한 지점에서 부딪혀 경계선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서로가 서로의 몸빛에 퍼져 마침내 경계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경계의 섬 대마도. 굳이 선을 긋자면 그 선 밖이지만, 기실 그 속은 회색이다. 그래서일까? 그곳에는 낯섦의 유혹과 일상의 편안함이 공존한다.

지난해 모 TV프로그램의 유행어식으로 말하자면 '이건 일본땅도 아니고, 한국땅도 아니여~'다. 그 '같기도'만 한 대마도의 본색(本色)이 궁금해 여기저기 돋보기를 들이대 보았다.


·대마도의 제1외국어는 한국어

"안~뇽하쎄요" "뇨보쎄요"

쓰시마시 교류센터에서는 25시간 과정으로 주4회 현지인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가 열린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10대부터 희끗희끗한 노인들까지 강의실을 채운 70여명의 일본인들은 비록 어눌한 발음이지만 한국어 따라잡기에 열심이다.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퇴직해서 소일거리 삼아 배우는 이들도 있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한국 드라마의 자막이 뜨기만을 기다리다 지쳐 '원어 방송'을 보려고 강좌에 지원한 이들도 있다. 쓰시마시 관광물산협회에서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위한 접객 한국어 강좌를 별도로 운영한다. 대마도의 제1외국어는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다.

쓰시마고등학교에는 한국 유학 준비반에 해당하는 국제문화교류반이 있다. 이곳 학생들은 주당 4~5시간의 한국어 수업을 비롯해 한국문화 1시간, 한국역사 2시간씩을 정규교과로 배운다. 일본의 공립고교에서 한국어가 정규 교과로 들어간 곳은 쓰시마고교가 유일하다. 대마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국 유학 그중에서도 부산 유학의 인기가 높다. 도쿄와 오사카 같은 일본 중심지는 물론 쿠슈에 있는 후쿠오카보다 부산이 더 가깝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학비도 저렴하고 유학 여건도 좋아 매년 여러명의 대마도 학생들이 부산외대나 부경대 등 부산지역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대마도에서 3년째 한국어 강의를 맡고 있는 쓰시마시청 관광상공부의 성수진(27·부산대 졸)씨는 "이곳 사람들은 본토 사람들보다 많은 한국인들을 접하고 또 주요 수입원이다 보니 영어보다 한국어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하지만 복모음이나 받침 등 한국어 발음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마도를 잇는 국제여객선.

한국 전망대에서는 종종 휴대폰이 터진다.

대마도의 최대 축제인 쓰시마 아리랑축제.

·
1년 내내 끊이질 않는 축제의 섬

대마도에서는 1년 동안 2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줄줄이 펼쳐진다. 그 중 가장 유명한 3대 축제는 '국경마라톤 IN 쓰시마' '쓰시마아리랑축제' '쓰시마친구음악제'. 세 축제 모두 다가올 여름에 집중되어 있어 이 때를 노려(?) 대마도를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우선 '국경마라톤 IN 쓰시마'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꼽히는 미우다해수욕장 일원에서 매년 7월초 개최된다. 올해 개최일은 7월 6일. 수평선으로 한국이 보이는 해안을 따라 달리는 마라톤대회로, 한국에서도 많은 마라토너가 참가한다. 경기 후에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대마도의 고기, 생선, 야채를 이용한 바베큐 파티가 열린다.

매년 8월 첫번째 토, 일요일에 이즈하라마치 시내에서 펼쳐지는 '쓰시마아리랑축제'는 대마도에서 가장 큰 축제. 400여명의 참가자가 재현하는 '조선통신사 행렬'을 메인으로 한·일 전통 무용공연을 포함한 무대행사와 어린이 가마행렬, 노젓기대회, 불꽃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 개최일은 8월 2~3일. '쓰시마친구음악제'는 매년 8월 마지막 토요일에 개최되지만, 올해는 8월 30일이 아닌 23일에 열린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뮤지션이 참가하는 음악축제로, 미쓰시마마치의 쓰시마그린파크에서 열린다. 참고로 '친구'는 대마도에서도 한국에서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


·대마도에서 한국어로만 여행하기

제주보다 가까운 대마도라지만 그래도 대마도행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은 역시 언어장벽이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한국 관광객들이 대마도 여행에서 한국어만 쓰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단 입국장으로 들어서 입국 수속을 마치는 동안까지는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문과 얼굴 인식 등 일본내 입국 수속절차가 까다로워졌지만 곳곳에서 상세한 한글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수하물을 검사하던 현지 한국 직원이 "몇일이나 계실겁니까?"라고 유창한 한국말로 물어 올 때는 일본땅이 아니라 한국의 어느 곳에 와있다는 착각까지 든다.

이즈하라항을 나와 번화가인 이즈하라마치로 들어서면 곳곳에 반가운 한국어 간판이 관광객을 맞는다. 부산의 영도우체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설명이 덧붙어있는 이즈하라 우체국의 큼직한 한글 간판부터 '생선회' '가라오케' '금연'도 눈에 확 들어온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호텔, 쇼핑몰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간단한 한국말 정도는 할 줄 알고 심지어 일본인 식당 아주머니도 곧잘 "반찬 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라고 말한다. 시청이 있는 이즈하라마치나 주요 관광지만 돌아다닌다면 한국어만으로도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게다가 현지인들이 한국인들을 대하는 태도도 매우 친절하다. 하지만 일단 번화가를 벗어나면 웬만해서는 한국어가 통하지 않는데 우리나라 시골 사람들이 길을 묻는 외국인들을 마주쳤을 때와 비슷한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된다.


·"관광하러 가니? 쇼핑하러 간다!"

수년새 대마도를 찾는 젊은 여행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관광이 아닌 쇼핑이 목적. '백화점 하나 없는 작은 섬에서 웬 쇼핑?'이냐며 되묻는다면 '모르시는 말씀'이다. 정작 그들이 상품을 구입하는 곳은 대마도가 아니라 부산의 면세점. 말 그대로 면세품 쇼핑을 목적으로 한 '면세족'들이다.

'면세족'들이 대마도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여행이면서도 교통비가 저렴한데다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기 때문.

대마도 뱃삯은 왕복 13만원. 여행사를 통해 할인티켓을 구입하면 비용은 더욱 저렴하다. 부두세,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해 무려 왕복 8만원대의 가격이다. 주말엔 좌석 구하기가 힘들 정도. 이런 싼 교통비를 고려할 때, 면세품 구입한도액인 400달러를 채워 쇼핑을 한다면 '뱃삯을 뽑고도 남는다'는 이야기다. 운항시간도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이즈하라항까지 2시간20분~2시간50분, 히타카츠항까지 1시간20분~1시간50분이기 때문에 당일 오전 부산을 출발해 대마도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 돌아올 수 있다.

대마도 전문여행사인 '발해투어' 박경연 상품기획부장에 따르면 "예전에는 대마도 여행객 대부분이 낚시나 관광을 목적으로 한 중·장년층이었지만 최근 젊은 여성들이 크게 늘고있다"며 "그들 중 대부분이 면세품 구입이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마도에서 한국 휴대폰 터지나

'한국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한국땅!'
모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대로라면 대마도는 반쯤은 한국땅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부산 영도가 바라다 보이는 한국전망대나 아소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에보시타케 전망대 등 대마도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나라 휴대전화의 수신과 발신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곳은 한국관광객들이 휴대폰의 성능을 시험해보는 필수 여행코스가 됐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직선 기선으로 49.5㎞ 거리로 제주도(85㎞)보다 가까운데다 별다른 장애물이 없는 해상은 전파 감쇄가 적기 때문에 로밍서비스를 받지 않고도 통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항상 통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날씨가 화창해 통화조건이 최상일 경우에 한해서만 일부 가능하다. 취재팀도 이곳에서 휴대전화의 수신가능 표시 안테나가 4개 이상 뜨는 것을 보고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관광객들이 국내요금으로 국제전화를 거는 특혜를 만끽하는 반면 애꿎은 대마도 현지인들은 종종 '국제전화 요금폭탄'을 맞고 있다. 대마도 일부 지역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전화를 걸면 한국에서 국제전화를 건 것으로 오작동되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NTT도코모의 국제 로밍서비스를 신청한 휴대전화 이용자가 현지에서 통화를 시도할 경우 종종 한국 기지국에서 발신된 전파를 수신한 단말기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오인, 국제전화로 자동 전환되고 있다는 것.


·'대마도' 혹은 '쓰시마', 그 어원은?

대마도(對馬島)의 어원에 대해서는 주장이 분분한데, 주로 세가지로 요약된다.
처음은 중국의 역사서인 위지왜인전에서 사용된 '진도(津島)'라는 명칭에서 유래됐다는 설이다. '진(津)'의 일본어 발음이 '쓰(つ)', 거기에 섬을 의미하는 '시마(しま)'를 합해 '쓰시마(つしま)'로 바뀌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 옛 삼한인들이 두개의 섬이라는 뜻으로 '두섬'이라 부르던 것이 '두시마', '쓰시마'로 변형됐다는 주장. 일본어에는 '두'란 발음은 존재하지 않고, 그것에 가장 가까운 발음인 '쓰'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주장은 이 섬의 형상이 마치 '두 마리 말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어서 한자로 '대마(對馬)'라고 쓰고, 이를 '쓰시마'로 발음했다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당연히 두번째를 정설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일본인들은 대부분 세번째 것을 정설로 여긴다.

한편 대마도 현지에 가보면 'つしま'를 한글로 표기할 경우 '쓰시마'와 더불어 '쯔시마'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사실 'つ'의 발음만을 놓고 볼 때 '쓰'보단 '쯔'에 가깝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된소리(ㄲ,ㄸ,ㅃ,ㅆ,ㅉ)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중국어 표기에서 'ㅆ, ㅉ'만을, 일본어 표기에는 '쓰'만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그리하여 'つしま'의 정확한 한국어 표기는 '쓰시마'. 복잡하면, 그냥 '대마도'라 부르면 된다. 김종열·박태우 기자 bell10@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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