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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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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역사 흔적 찾거나, 자연풍광에 취하거나…-세계일보(2006.7.28)
등록일 2006. 07. 28 조회수 2,177

◇대마도 최서북단 사오자키(왼쪽), 대마도 최서단 쓰쓰자키

대마도를 여행하는 것은 어쩌면 고역이다.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와 달리 영어로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이 드물다. 이용할 만한 대중교통조차 많지 않다. 그럼에도 대마도를 찾는 한국 여행객이 많은 이유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외국 풍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 문화와 얽힌 자취, 아름다운 자연도 한국 여행객을 끌어들인다. 요즘엔 자전거를 배에 싣고 가서 섬을 둘러보는 이도 있고, 현지에서 차를 빌려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여행객도 많다. 대마도에서 어떤 것을 보고 즐기게 될까.

# 타국서 찾는 조상의 자취

우리나라와 관련한 역사 탐방은 이즈하라에서 시작된다. 한국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면암 최익현 순국비. 백제의 비구니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슈젠지(修善寺)에 들어서면 만나게 된다. 구한말 대유학자이자 구국 항일투쟁의 상징인 최익현은 1906년 7월 징역 3년형을 받고 대마도로 호송됐다. 이듬해 1월 순국한 최익현의 시신은 슈젠지에 며칠 동안 안치되었다가 부산항으로 이송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슈젠지에는 최익현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86년 8월 순국기념비가 세워졌다.

시미즈산(淸水山)에 있는 덕혜 옹주 결혼 봉축 기념비는 1931년 5월 대마도 번주의 아들인 소다케시와 덕혜 옹주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대마도 번주가 세운 비. 원래 자연석에 새겨진 비문의 보존 상태가 열악해 내용을 읽기조차 어려웠던 것을 2001년 11월에 복원했다. 이 비에는 ‘이왕가 종백작가 어결혼봉축 기념비(李王家 宗伯爵家 御結婚奉祝記念碑)’라고 적혀 있다. 덕혜 옹주는 1961년 귀국해 1989년 창덕궁 낙선재에서 별세했다.


◇(왼쪽부터) 최익현 순국비, 와타즈미 신사, 이국이 보이는 언덕전망대


역사민속자료관 입구에 있는 조선통신사비는 임진왜란 이후 약 200년(1607∼1811년)간 12회에 걸쳐 일본을 방문한 조선 통신사를 통해 다시 활발해진 양국 간 교류가 오늘날에도 계속되기를 기원하며 세워졌다. 인근에 있는 고려문은 원래 이즈하라의 성문으로 쓰이던 것을 조선 통신사를 맞기 위해 지금의 이름을 덧붙였다. 매년 8월 쓰시마 아리랑마쓰리(축제)에서는 조선통신사 행렬이 재연된다.

대마도에 있는 우리 역사의 자취들은 대체로 규모도 작고 외양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조상의 흔적을 타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 382번 국도 따라 대마도를 돌아보면

이즈하라 항에서 히타카쓰 항까지 이어지는 382번 국도는 쓰시마시와 6개의 마치(町)를 관통한다. 거리로는 100㎞가 안 되지만 길이 좁고 험하다 보니, 종주하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다.

382번 국도에서 벗어나 남쪽으로 향하면 쓰쓰자키와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에 닿는다. 쓰쓰자키는 대마도 최서단에 위치한 곶으로, 대한해협에서 쓰시마해협으로 돌아 들어오는 곳이다. 쓰시마 난류의 분기점이라 해류가 빠르다. 멀리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등대는 1909년 생겼고, 절벽 한쪽에 있는 또 다른 등대는 1987년 새로 만들어졌다. 해류가 교차하는 곳이라 어종이 풍부해서 그런지 배를 띄우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유난히 많다.


◇고려문(왼쪽),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은 대마도 최고봉인 야타테야마와 다테라야마에서 흘러내려 이룬 세강(瀨川)을 끼고 있다. 세강 위에 걸쳐 있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잔디 썰매장과 캠프장, 삼림욕장 등이 산책로로 이어져 있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넓은 바위에 자리를 깔고 새소리와 물소리를 즐기고 싶은 곳이다.

다시 382번 국도로 섬 북쪽을 향하다 보면 만제키바시를 만나게 된다.1900년 일본 해군 함대가 지나가기 위해 대마도를 관통하는 해협을 만들고 다리를 놓았다. 이후 1956년에 아치형 철교를 만들어 버스가 섬을 오가기 시작했으며, 현재 대마도를 잇는 다리는 1996년 만들어진 3대 만제키바시다.

만제키바시를 지날 때쯤 왼쪽으로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내는 섬들이 대마도의 자연 풍광을 대표하는 아소만이다. 육지의 침강으로 생긴 리아스식 해안으로 수많은 무인도를 끼고 있다. 대마도를 찾은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에보시타케 전망대나 가미자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소만의 풍경을 기억한다. 이 중 에보시타케 전망대는 동서남북 어느 한 곳도 산으로 막히지 않아 아소만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곳. 날이 좋으면 대한해협 너머로 우리나라의 산들도 볼 수 있다.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오르면 “겹겹이 이어진 섬들과 리아스식 해안, 해질녘 수평선 노을이 멋지며 동북쪽으로 부산이 보인다”는 한국어 설명에 귀 기울이는 우리나라 관광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소만의 풍경을 외면한 채 부산 방향을 가늠하는 이들도 꽤 눈에 띈다.


◇한국전망대(왼쪽), 이즈하라 시내 풍경

천신과 해신을 모신 해궁인 와타즈미신사는 에보시타케 전망대 인근에 있다. 이 신사에는 용궁전설도 전해진다. 신화 시대에 해신이 이 궁을 지었는데, 어느 날 천신이 잃어버린 낚싯바늘을 찾기 위해 이 궁에 내려왔다가 해신의 딸과 만나 결혼했다고 전해진다.

발길을 재촉해 섬의 북쪽에 이르자 1997년 서울 탑골공원 정자를 본떠 만든 ‘한국 전망대’, 날이 좋으면 부산이 보인다는 ‘이국이 보이는 언덕의 전망대’, 망원경으로 거제도를 볼 수 있다는 ‘기사카 전망대’ 등 유난히 우리나라 땅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많다. 한국 전망대에는 조선국 역관사 조난 위령비가 자리하고 있다. 300여년 전 대마도로 향하다가 조난당해 숨진 108명의 조선 역관사들을 기리기 위해 1991년 세워졌다. 어느 전망대에서든 우리 땅이 보인다는 설명에 신기할 따름이다.

부산과 가장 가깝다는 사오자키. 러일전쟁 중 만들어진 포진지와 군시설 등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했다. 대한해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다 보니 일본 최서북단 땅이라는 것을 알리는 석물이 부산을 향하고 있다. 이 밖에 히타카쓰 항에서 좀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대마도에서는 보기 드문 고운 모래의 백사장과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미우다 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인근 나기사노유에 들르면 바다를 보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

대마도=글·사진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대마도 가는 법

부산에서 출발하는 대마도행 배는 격일로 이즈하라 항과 히타카쓰 항으로 목적지를 달리한다. 주중에는 하루 한 번 오가고, 주말에는 하루 두 번 다닌다. 왕복 13만원. 성수기와 주말에는 대아여행사(www.dae-atour.co.kr, 02-514-6226)에서 배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다. 테마21(tour.theme21.net)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다음날 아침 부산에 도착한 뒤 대마도를 둘러보는 무박2일 상품(17만9000원)과 대마도에서 1박을 하는 상품(29만8000원)을 판매한다. (02)544-6363


>>대마도 내 여행 정보

382번 도로를 오가는 정기 노선 버스는 하루 네 번 운행하지만, 주 도로를 벗어나 목적지까지 이동할 교통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유명 관광지를 다니는 관광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 5명 이상이 신청하면 오전 9시에 출발해 오후 6시쯤 출발지로 돌아온다. 대아고속해운 (051)465-1114

대마도를 개인적으로 둘러보려면 차를 빌리는 게 좋다.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고, 1500㏄급 4인용 승용차를 24시간 빌리는 데 1만엔 정도. 도로 폭이 유난히 좁아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고, 우리나라와 달리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대마도 내의 모든 택시는 콜택시이며 각 항이나 숙소에서 부를 수 있다.

대마도 숙소는 하루에 5000∼6000엔. 웬만한 상점들은 오후 8∼9시면 영업을 마치고, 편의점도 새벽 1시쯤이면 문을 닫는다. 신용카드를 받는 곳이 거의 없으니 미리 환전하고 가는 게 좋다. 기타 여행정보는 대마도 부산사무소(www.tsushima-busan.or.kr, 051-254-9205)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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